에일과 라거, 그 영욕의 역사

 

에일과 라거의 차이는? 많이 듣는 질문이다. 어떤 친구에게는 ‘상면 발효’, ‘하면 발효’라는 용어로 에일과 라거의 차이에 대해 다섯 번을 설명해줬다. 하지만 여섯 번째에마저, 이 친구는 내게 ‘뭐가 위였지?”를 시전했다. 나는 그 친구를 앉혀놓고 기나긴 에일과 라거의 역사를 설명해주었다. 이 영욕의 역사를 알고서 그 친구는 다시는 에일과 라거의 차이를 묻지 않았다.

 

에일, 한 때는 맥주의 대명사!

원래 맥주라고 하면 에일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맥주는 원래 고온으로 상면발효를 해서 만드는 것이 ‘상식적’이었던 것이다. 오랜 시간 동안 맥주 그 자체였기 때문에, 에일의 역사는 매우 깊으며 그 종류 또한 대단히 많다. 에일이 풍미가 다양하다는 것 또한 브루잉 과정상의 특징 때문도 있지만 워낙 오래되었기 때문도 있다. 서로마를 침략했던 게르만 민족이 전장에서도 들이키던 것이 에일이었고, 셰익스피어가 불후의 명저 ‘햄릿’를 쓰며 막힐 때마다 퍼마시던 것도 에일이었다.

 

“한 잔의 맥주와 안위만 보장해준다면

명예 따윈 버려도 괜찮다.”

– 윌리엄 셰익스피어-

 

셰익스피어의 명예보다 값어치있던 저 맥주가 바로 에일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근대에 접어들면서 에일은 강적을 만나게 된다.

 

라거, 새로운 맥주의 지평

라거의 등장은 오늘날로 말하면 아이폰의 등장과 같았다고 할까. 냉장기술이 발달하면서 ‘저온’으로 ‘하면발효’라는 ‘혁명적인’ 양조기법이 탄생한 것이다. 그렇게 해서 나온 라거라는 것은 에일보다 단순하고 직설적인 맛이었다. 향은 에일보다 얕지만 톡 쏘는 청량감이 맥주인들을 사로잡기 시작했다.

“우리들의 책은 쓰레기, 위대하게 하는 건 맥주뿐.

맥주는 우리를 즐겁게 한다.”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feat. 괴테의 책을 쓰레기로 만든 라거의 위엄)

 

저 괴테를 즐겁게 만들었던 것이 바로 라거였다. 오늘날에도 독일인들은 라거를 주로 마신다. 냉장기술이 더욱 발달하면서 대량생산이 더더욱 용이해진 라거는 현대에 이르러 대중 맥주의 지위를 차지하기에 이른다.

 

다시 반격을 준비하는 에일

오늘날은 어떨까? 흔히들 마시는 맥주 대부분이 라거라도 봐도 될만큼 우리나라에서 라거의 점유율은 압도적이다.하지만 최근에는 조금씩 변화의 움직임이 보인다. 맥주 소비자들의 입맛이 다양화되고, 브루어들의 욕심도 커지면서 여러가지 풍미를 담아낼 수 있는 에일 맥주에 대한 연구가 급격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거기에 맞추어 라거에 대한 연구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라거는 담백함을 지키면서 높은 도수를 낼 수 없다’는 상식을 깨고 7.6도의 임페리얼 라거, 젠틀맨 라거를 만들어낸 우리 플레이그라운드도 이러한 연구를 진전시키는 수제 맥주 브루어들 중 하나이다.

 

My Favorite을 찾아서

셰익스피어나 괴테가 돌아온다면 이 많은 브루어들이 이렇게나 다양하고 맛있는 수제 맥주를 내놓았다는 사실에 얼마나 기뻐할까? 다행히 우리는 지금 이 시대, 이곳에서 이 맥주들을 즐길 수 있다.

이 다양한 맥주 중에서 무엇을 즐길지 아직 모르겠다면 플레이그라운드 브루어리의 맥주로 시작해보라. 라인업별로 한 번씩 마셔봐도 좋다. 그렇게만 해도 수제 맥주의 진화의 최전선에 있는 맥주들을 웬만큼 섭렵해봤다고 자부해보아도 좋으니.

 

PLAYGROUND BREWERY 에서 즐기는 라거

PLAYGROUND BREWERY 에서 즐기는 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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