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라 마시는 재미가 있다! 슬기로운 맥주잔 생활

May 29, 2020 | 매거진

하루 일과를 마치고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한 후 냉장고 문을 열고 캔맥주 하나를 집어 ‘칙~’하는 소리를 들으며 벌컥벌컥 마시는 시원한 맥주는 정말 꿀맛이 따로 없죠.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지며 ‘혼술’, ‘홈술’을 하는 분들이 늘어나면서 캔맥주의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집에서 병맥주보단 캔맥주를 마시는 것이 좀 더 쉽고 간편하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간편함에 속아 맥주를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맥주를 마시는 즐거움을 더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려드릴게요.
맥주를 더 맛있게 즐기는 방법?
캔에 들어있는 상태 그대로 맥주를 마시는 것도 좋지만, 맥주의 진정한 맛과 향을 느끼기 위해서는 전용잔을 활용하면 그 맥주에 대해서 더 깊이 있게 알 수 있어요. 브랜드 전용잔과 함께 하면 그 맛이 좀 더 배가 된다고 하기도 하죠. 맥주를 잔에 따르면 가장 먼저 눈으로 마실 수 있습니다. 라거는 맑고 투명한 색, 스타우트는 진한 검은색에 갈색 거품과 같이 들어간 원재료에 따라 같은 스타일이라 하더라도 다른 색을 띠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색을 확인한 후 그다음은 바로 코! 와인을 마실 때만 코를 잔에 대고 향을 맡는 것이 아니랍니다. 맥주도 향으로 한 번 마시고 입으로 마신다면 그 맛을 보다 더 잘 느낄 수 있어요. 잔의 둘레와 테두리의 너비는 맥주의 향에 영향을 미치기에 맥주 스타일에 따라 다른 모양의 잔을 사용하면 그 풍미를 더욱더 느끼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캔을 딸 때 나는 탄산이 빠지는 소리를 들으며 잔에 따르면 탄산이 적당히 빠져나가 맥주가 입안에서 조금 더 부드럽게 느껴지기도 하고, 거품이 만들어져 입안에 들어갈 때 거품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맛도 느낄 수가 있게 되죠. 이렇게 잔에 따라 마시게 되면 눈으로 한 번, 코로 한 번, 입으로 한 번 총 세 번을 먹을 수 있답니다.
맥주를 잔에 따라 마셔야 하는 이유들을 소개했으니, 이제 잔의 종류와 어떤 모양의 잔에 따라 마셔야 플레이그라운드 브루어리 맥주를 더욱더 맛있게 즐길 수 있는지 알아볼까요?
1. 파인트 글라스(Pint Glass)
파인트 글라스는 어느 펍을 가도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잔입니다. 파인트 글라스는 1 Pint 용량의 맥주를 담기 위한 잔을 일컫는 말이에요. 보통 473ml 내외의 용량을 가지고 있으며, 직선의 원추 모양을 하고 있어요. 파인트 글라스는 잔 테두리의 너비가 넓어 옅은 아로마를 가진 맥주 스타일의 맥주의 향을 느끼기에 적합해요. 지나치게 알코올 도수가 높지 않은 맥주라면 어떤 스타일의 맥주에도 어울려 무난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잔입니다.
플레이그라운드 브루어리의 탭하우스에서 다양한 맥주들을 소화할 수 있도록 사용되는 잔이기도 해요. 파인트 글라스는 또한 다양한 모양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플레이그라운드 브루어리의 굿즈들 중 로고 글라스와 캔 글라스도 파인트 잔이에요. 로고 글라스의 경우는 일반 파인트 글라스보다 굴곡이 있어 그립감이 좀 더 있는 편으로 손에서 잘 미끄러지지 않아요. 캔 글라스는 직선 면으로 제작되어 원추 모양을 하고 있는 다른 파인트 글라스들 보다 넘어질 위험이 적어 바닥 부분의 두께가 얇아 무게가 좀 더 가볍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2. 튤립 글라스(Tulip Glass)
튤립 글라스는 튤립 모양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밑에서 위로 올라갈수록 좁아지는 모양은 맥주의 향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고, 그 위 잔 테두리 부분으로 갈수록 넓어지는데 이것은 맥주 거품이 유지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잔 아래에 손잡이가 달려있는데, 이것은 손에 의해 맥주의 온도가 지나치게 높아지지 않아야 하는 스타일의 맥주들과 함께하기에 좋습니다. 거기에 맥주가 담긴 잔에 손을 대지 않고 아래 부분을 돌려 회전시켜 와인처럼 향을 끌어올릴 수도 있습니다.
테두리 부분의 너비에 따라 잔의 모양이 각양각색이지만, 튤립 글라스는 일반적으로 더블 아이피에이, 벨지안 에일, 세종, 사워 에일 등 향을 풍부히 즐기고 싶은 스타일을 마실 때 사용됩니다. 벨기에 스타일의 맥주들을 위해 만들어진 튤립 글라스는 거품이 풍성하게 형성되는 맥주 특징에 따라 유독 다른 잔들에 비해 볼과 테두리의 너비가 큰 편이랍니다. 플레이그라운드 브루어리의 맥주들 중 ‘미스트레스 사워 에일’, ‘스칼라 벨지안 블론드 에일’, ‘대확행’, ‘루비 세종’이 튤립 글라스와 찰떡!
3. 스니프터 글라스(Snifter Glass)
스니프터 글라스는 일반적으로 꼬냑이나 브랜디 등 도수가 높은 주류를 즐길 때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넓은 볼과 짧은 손잡이를 가지고 있고, 다른 잔들에 비해 입구가 많이 좁은 편입니다. 입구가 좁기 때문에 향이 잘 날아가지 못해 그 풍미를 더욱 극대화 시켜주는 효과를 가지고 있어 맛이 진한 맥주를 마실 때나 맛과 향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 시음용으로도 많이 사용됩니다.

주로 더블 아이피에이, 올드 에일, 임페리얼 스타우트 등 아로마가 풍부하고 알콜이 높은 맥주들을 스니프터 글라스로 즐깁니다. 그래서 플레이그라운드 브루어리 탭하우스에서 ‘흑백 임페리얼 스타우트’와 ‘구세주’를 판매할 때 스니프터 잔에 서브를 해드렸었어요. 아! 참고로 스니프터 잔은 맥주를 따를 땐 잔을 가득 채우지 않는 편이 좋다고 합니다. 잔이 가득 찬 상태에서는 스니프터의 가장 큰 장점인 풍부한 향을 느낄 수 없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저흰 가득 찬 잔을 드려야 했기에…

4. 필스너 글라스(Pilsner Glass)
이름부터 필스너 글라스. 우리가 아는 그 라거 종류 중 필스너(Pilsner)를 말하는 것이 맞습니다. 필스너 스타일의 맥주를 마시기 위해 만들어진 잔으로 곡선 없이 직선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아래에서 위로 갈수록 좁아지는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맥주의 거품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에 효과적입니다. 그리고 잔이 가늘고 길기 때문에 눈으로 보는 맛도 함께 즐길 수 있어요.

필스너 글라스는 라거와 블론드 에일 같은 가벼운 스타일의 맥주를 따라 마시면 좋습니다. 플레이그라운드 브루어리의 맥주 중에서는 가볍게 벌컥벌컥 마실 수 있는 페일 라거인 라이프 베스트 라거와 잘 어울린답니다.

5. 바이젠 글라스(Weizen Glass)
바이젠(Weizen)은 독일어로 ‘윗(Wheat)’, 밀을 뜻합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바이젠 글라스는 밀맥주와 잘 어울리는 잔입니다. 밑은 가늘지만 거품이 모이는 위쪽은 볼록하여 향을 모으는 역할을 해주기 때문에 밀맥주 특유의 효모와 밀의 풍부한 향을 즐길 수 있게 도와줍니다. 그런데 때때로 바이젠 글라스와 필스너 글라스를 헷갈리기도 하는데, 차이점은 곡선과 직선입니다. 상부가 곡선으로 이루어진 것은 바이젠 글라스, 직선으로 이루어진 것은 필스너 글라스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플레이그라운드 브루어리 맥주 중 밀 맥주는 마담 체리 위트 에일이 있죠. 길게 뻗은 바이젠 글라스에 마담 체리 위트 에일을 따르면 맥주를 마시기 전에 매력적인 붉은 체리 색상에 마음이 먼저 사로잡힐 거예요.

맥주를 마시는 방법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전용잔의 사용에 대해서는 충분히 매력을 느끼지만 캔 채로 마시는 것이 편하신 분도 있을 거고, 그냥 예쁜 잔에 따라 마시는 게 더 좋으신 분들도 있을 거예요. 맥주의 풍미를 느끼며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주는 맥주 라이프도 있지만, 맥주를 마시는 분위기에 맞게 즐기는 맥주 라이프도 있습니다. 맥주를 마시는 분위기와 맥주를 마시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원하는 스타일로 골라 마시면 될 것 같아요.

맥주잔을 고를 때도 완벽하게 정해진 것은 없습니다. 보편적으로, 일반적으로 이렇게 사용한다는 것이지 스니프터 잔에 라거를 따라 마시면 안 된다는 것은 아니에요. 기분을 내기 위해서 적합한 잔은 아니지만 예쁜 잔에 따라 마시는 것도 맥주를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