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하루의 끝, 달콤한 위로 한 모금, ‘할미탈: Witch Chocolate Stout

Jan 25, 2019 | 매거진, 매거진

맥주는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언제나 우리 일상에서 빠지지 않곤 합니다. 기쁠 때는 축하주, 힘들 때는 위로주를 건네며 더 나은 내일을 꿈꾸곤 하죠. 하회별신굿탈놀이에 등장하는 탈 중에도 위로의 한마디를 건네주고 싶은 탈이 있습니다. 일평생 고달프게 살아온 자신의 생을 노래하는 할미탈이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거…참 노고가 많을 관상이로구만…

시집간지 사흘 만에 과부가 되어 오랫동안 가난에 찌들고 궁핍한 삶을 살아온 할미탈. 하회별신굿탈놀이 중 할미마당은 쪽박을 허리에 찬 할미가 삶의 애환을 노래하며 시작됩니다. 입술이 안으로 말리며 벌어져서 허기진 듯 울먹이는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고, 사이가 깊은 눈썹을 가지고 있어 한편으로는 근심스러워 보이기도 합니다. 할미탈의 관상은 한평생 쓰라린 노고가 많은 상으로 고달프게 살아온 모습이 표현되어 있어 보는 이에 안타까움을 자아냅니다.

한편, 할미탈은 머리는 위로 뾰족하게 솟아있고, 눈은 동그랗게 돌출되어 있어 강인한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할미마당 중에 할미탈의 노래가 끝난 후 구경꾼과 더불어 있던 영감 노릇을 하는 광대와 대화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영감 : “할마이 비는 다 짰나?”

할미 : “비는 다 짰다마는-“

영감 : “할마이, 어제 내가 장 가서 사온 청어는 다 먼나?”

할미 : “엊저녁에 당신 한 마리, 내 아홉 마리, 오늘 아직에 내 아홉 마리, 당신 한 마리, 한 두름 다 먹었짢나”

이 구절에서 할미가 청어 열 마리 중 아홉 마리를 먹었다는 내용의 대화는 다소 깜짝 놀랄 부분입니다. 조선시대 여성이 맛있는 음식 대부분을 다 먹었다는 것은 그때에는 보통 일이 아니었으니까요. 이 장면을 통해 할미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가부장적 권위에 굴하지 않는 강인함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할미탈을 보고 있자 하니 할미탈은 겉은 강인함으로 무장하였지만, 그 내면은 지치고 상처받은 현대인의 모습을 대변하는 것만 같이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현대인의 고단하고 지친 삶을 위로해줄 수 있는 맥주를 할미탈의 옷을 입혀 선보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죠.

할미탈에게 잘 어울리는 맥주 스타일은 무엇일까?

강함’을 의미하는 스타우트!

할미탈의 인생처럼 힘들고 팍팍한 삶이지만 강인함으로 무장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줄 수 있는 맥주 스타일은 어떤 것이 좋을지 곰곰이 생각해봤습니다. 다양한 스타일의 맥주 중 강함이라는 뜻을 가진 스타우트(Stout)가 있는데요, 스타우트는 우리가 흔히 흑맥주라고 부르는 스타일의 맥주로 맥아 또는 보리를 볶아서 사용하여 탄 맛이 나고 짙은 색을 띠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팍팍한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맥주로 위로를 줄 수 있어야 하기에, ‘강함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강한 겉모습과는 달리 부드럽고 달콤한 향을 내뿜어 지친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줄 수 있는 초콜렛 스타우트(Chocolate Stout)에게 할미탈이라는 캐릭터를 정해주게 된 것이죠.

다른 종류의 스타우트들은 보통 탄 맛과 쓴 맛이 많이 납니다. 이와 달리 위치 초콜렛 스타우트는 진한 색을 띠고 있지만, 오트밀을 넣어 부드러운 목 넘김으로 마실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거기에 초콜렛으로 달콤한 향을 입혀주어 달달한 향을 맡으면 기분이 한결 좋아지는 느낌을 맥주에서도 느낄 수 있게 했죠.

위치 초콜렛 스타우트는 고소하면서도 달콤한 초콜렛 향이 크리미한 바디감과 밸런스를 잘 이루고 있습니다. 이 부드러운 한 모금이 치열한 일상에 지쳐 힘이 들 때 잠시나마 강인함이라는 탈을 내려놓을 수 있는 따뜻한 위로가 되어줄 것입니다.

지친 하루의 끝에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기다리며 위치 초콜렛 스타우트로 기분 좋은 마무리하실 수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