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다른’ 맥주, ‘중탈: Monk American IPA’

9월 28, 2018 | 매거진

승려가 맞나 싶을 정도로 거친 말과 행동을 일삼는 중탈은 승려의 규율을 어기고 본성을 따르는 파계승이다. 실눈을 뜨고 박장대소하듯 한껏 입을 벌린 표정에서 강인하면서도 자유로운 호탕함이 느껴진다. 박장대소하는 것 같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해탈한 웃음 같기도 하다. 특히 하회별신굿탈놀이의 중은 파안대소하는 모습으로 양반 못지않은 삶의 여유를 느낄 수 있다.

우리는 이러한 성격을 빼닮은, 틀에 박히지 않으면서도 재미있고 호탕한 맥주를 한 번 만들어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껏 벌린 입이 아주 호..호탕해보인다…

Break the rules!
거칠면서도 모두를 놀라게 하는 파계승 이미지와 어울리기 위해서는 현 맥주시장을 뒤엎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맥주였으면 했.. 아니 꼭 그런 맥주여야 했다. 의외로 답은 금방 나왔다. 중탈과 가장 잘 어울리는 맥주를 생각하자마자 바로 아메리칸 IPA가 떠올랐으니까!

사실 오랜 시간 동안 맥주 시장은 라거의 독과점 구조였다. 하지만 2000년으로 들어서자 맥주 세계에 작은 파장이 일어났다. 다양한 종류의 맥주들이 작은 브루어리를 중심으로 쏟아져 나왔고, 그 파장은 점점 굳건했던 라거의 세계에 균열을 일으켰다. 라거가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던 미국을 중심으로 말이다!

그중 변화의 선두주자에 있는 아메리칸 IPA는 기존 라거 맥주 회사들에 대한 저항정신으로 똘똘 뭉친 이들이 과일향과 꽃향을 가득 품은 홉을 사용해 만든 미국식 강한 페일 에일이다. 독특한 개성과 창의성으로 만들어진 이 맥주를 통해 기존 질서에 저항하고, 새로운 진보를 꿈꾸는 움직임을 크래프트 맥주 혁명(Craft Beer Revolution)이라고 명명할 정도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뭐, 이 정도면 더 이상 생각할 것도 없이 중탈=아메리칸 IPA 일 수밖에 없지 않나. 이렇게 몽크 아메리칸 IPA가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틀에 박힌 생각에서 벗어나 시장의 틀을 깰 수 있는 맥주를 만들어봐야 하지 않겠어?”

진짜, 제대로 다른 IPA
IPA의 원조인 영국식 IPA는 과일향보다 허브, 소나무 등 클래식한 향이 주로 느껴지는 홉들을 사용하고 몰티함이 강해 진한 색깔과 강한 단맛이 특징이다.

이에 비해 아메리칸 IPA는 개성이 꽤 강한 편이다. 기분 좋은 씁쓸함과 열대과일 향을 제대로 느낄 수 있으며 특유의 드라이함과 몰티함도 갖고 있다. 처음에는 쓴맛이 느껴지지만 마시는 중간 입에 쓴맛이 달라붙고 부드러운 목넘김 후에 코로 홉의 향이 살짝 느껴진다. 마지막에는 혀에 침이 고이면서 쓴맛이 가라앉는데, 영국식 IPA와는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통 아메리칸 IPA인 몽크 아메리칸 IPA는 기존 IPA와는 차별화된 맛과 첫 한 모금부터 끝까지 심심할 틈을 주지 않고 재미있다는 점이 중탈과 퍽 닮아있다. 그렇기에 독창적이고 뚜렷한 매력을 가진 플레이그라운드 브루어리 맥주를 사랑하는 마니아층 사이에서 정통 아메리칸 IPA인 몽크 아메리칸 IPA가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게 아닐까.

“몽크 아메리칸 IPA는 바디감, 향 등 좋은 IPA의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 (이현우)” “진짜 만나기 힘든 명품이다. 품절될까 걱정이다. (황교익)” 등 수요미식회에서의 극찬들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품절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은 넣어두고, 몽크 아메리칸 IPA라는 명품 맥주를 즐길 마음과 설렘만 준비하시라.

외롭고 쓸쓸한 가을밤의 한 잔, ‘각시탈: Mistress Sour Ale’

차가워진 공기와 낙엽이 떨어지는 계절 가을. ‘가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외로움, 쓸쓸함인 것 같은데요. 바닥으로 쌓인 낙엽과 앙상한 나뭇가지를 바라보고 있으면 왠지 모르게 울적한 느낌이 들곤 합니다. 떨어지는 낙엽만 봐도 눈물이 나올 것같이 부쩍 감성이 센치해지면서 가을 탄다고 말하곤 하죠. 하회 별신굿 탈놀이에서 가을의 외로움을 누구보다도 많이 탈 것 같은 탈이 하나 있습니다.연지곤지 찍은 새색시의 이루지 못한 사랑의 쓸쓸함이란…17살에 하회마을에 시집을...

‘홉(Hop)’ 너의 모습이 궁금해!

‘맥주에서 과일 향이 나요. 향을 첨가한 건가요?’, ‘맥주의 쌉싸름함은 어디서 나오는 거죠?’ 맥주를 마시다 문득 맥주에서 느껴지는 향과 맛의 출처에 대해 궁금증이 생겼던 적이 한 번씩 있지 않으셨나요? 아마 여러분이 느끼셨던 궁금증 중 자몽, 레몬, 오렌지, 풀과 같은 향에 관한 것과 쓴맛의 출처에 관한 의문은 맥주에 들어가는 원재료 중 ‘홉(Hop)’이 라는 식물에 대해 알면 해소되실 거라 생각됩니다. 홉(Hop)은 맥주에 어떤 역할을 하며 어떻게 사용되는 것인지...

숨겨져 있던 와일드 카드, ‘초랭이탈: Joker Golden Pale Ale’

카드 게임에서 다른 카드를 대체할 수 있는 만능 카드, 와일드카드로 불리며 최강의 카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조커’. 조커 하면 생각나는 비주얼은 일반적으로 트럼프카드에 그려져 있는 어릿광대의 모습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광대는 극 중 풍자를 담당하는 역할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은데,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기득권층에 대한 희화나 비판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해요. 하회별신굿탈놀이에서도 광대와 비슷하게 상전을 조롱하는 역할을 하는 탈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오늘 이야기의...

바보 같은 모습에 속지 마세요, ‘이매탈: Hunchback Session IPA’

하회탈은 탈 하나하나가 개성 있는 웃는 얼굴을 가지며 쓰는 사람의 역할과 감정에 따라 미묘하게 달라 보여 높은 예술적 가치를 가지고 있죠. 이런 하회탈과 함께 전해져 내려오는 전설이 있습니다. 한 마을에 원인을 알 수 없는 재앙이 계속 일어나던 어느 날, 그 마을에 살던 허도령의 꿈에 산신령이 나타났습니다. 산신령은 아무도 모르게 탈을 완성하면 신의 노여움이 풀리고 마을이 다시 평안을 찾을 것이라는 것을 일러주며 다만, 만일 누가 엿보거나 알게 되면 그 자리에서 죽게 될...

봄꽃처럼 매력적인 미소, ‘부네탈: Madam Cherry Wheat Ale’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에 마음이 간질간질 설레는 봄. 다가온 봄의 따스한 햇살은 자꾸 우리를 밖으로 유혹합니다. 활짝 핀 꽃나무 아래로 비치는 햇살을 맞으며 봄기운을 만끽하면 그것만큼 행복한 것이 없죠. 거기에 겨우내 잠들어있던 연애 세포가 따뜻해진 날씨에 깨어나 썸 타고 싶어지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이 수줍은 미소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있을까…?갸름한 얼굴, 반달 같은 눈썹, 오뚝한 코, 조그만 입을 가진 ‘부네탈’. 탱탱하게 당겨진 양 볼과 시원스레 열린 이마에는...

알고 마시면 더 맛있다! 대확행 더블 아이피에이 비하인드 스토리

크래프트 비어를 사랑하는 모두가 더 크고 확실한 행복을 찾기 바라는 마음을 담아 만들어진 시즈널 맥주 ‘대확행 더블 아이피에이’. 교육을 통해 맥주 산업에 종사하는 여성들의 성장과 발전을 지원하는 국제 비영리 단체 Pink Boots Society에 수익금 일부가 기부되는 Pink Boots Hop Blend를 사용했다는 점에 지난달 출시 이후 맥주 팬들의 큰 관심과 이목을 끌고 있는데요! 국내 여성 양조사들과 함께하여 더욱 의미 있었던 대확행 양조 과정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지친 하루의 끝, 달콤한 위로 한 모금, ‘할미탈: Witch Chocolate Stout

맥주는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언제나 우리 일상에서 빠지지 않곤 합니다. 기쁠 때는 축하주, 힘들 때는 위로주를 건네며 더 나은 내일을 꿈꾸곤 하죠. 하회별신굿탈놀이에 등장하는 탈 중에도 위로의 한마디를 건네주고 싶은 탈이 있습니다. 일평생 고달프게 살아온 자신의 생을 노래하는 ‘할미탈’이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거…참 노고가 많을 관상이로구만…시집간지 사흘 만에 과부가 되어 오랫동안 가난에 찌들고 궁핍한 삶을 살아온 할미탈. 하회별신굿탈놀이 중 할미마당은 쪽박을 허리에 찬...

크래프트 비어는 모두 쓰기만 하다? 그 선입견 깨부수기!

거리를 걷다 보면 예전에는 쉽게 볼 수 없었지만 지금은 흔하게 보이는 단어가 있습니다. ‘크래프트 비어’가 바로 그것인데요, 어느 순간부터 펍은 물론 레스토랑과 카페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게 된 크래프트 비어! 사람들은 “크래프트 비어는 도대체 뭐가 다른 걸까?”라는 호기심으로 첫 모금을 넘깁니다. “맥주는 시원한 맛에 벌컥벌컥 마셔야지! 이건 너무 써서 못 마시겠어!” 하지만 이전에 느껴본 적 없는 새로운 맥주의 맛에 선뜻 마음을 열지 못하는 분들도 분명 있었을 텐데요,...

2018 흑백 임페리얼 스타우트, 커피 향을 입다

출시되자마자 많은 분들의 관심과 사랑을 독차지 하고 있는 흑백 임페리얼 스타우트! 초콜렛 맥아의 묵직하고 진한 느낌이 입에 착 감기고, 살포시 퍼지는 건포도와 자두 향이 기분 좋은 달콤함을 선사하죠. 특히 김재현 브루마스터의 ‘최애’ 커피 로스터에서 스페셜티 원두를 받아 은은한 커피향을 입혔다는 점도 주목할만한 부분인데요! 그래서 만나보았습니다! 흑백 임페리얼 스타우트에 커피향을 입혀준 웨일즈빈의 정영진 대표 그리고 플레이그라운드 브루어리의 김재현 브루마스터! 그들의...

HAZY와 JUICY의 시대에서 홉스플래쉬를 외치다

차가운 유리잔 속에 콸콸 쏟아지는 투명한 황금빛의 맥주. 그 비쥬얼을 보는 것만으로도 입맛을 다시며 당장 냉장고로 달려가 맥주 한 캔을 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한 둘이 아니었다. 하지만 요즘 그들이 달라졌다. 투명한 맥주에는 눈길을 주지 않는다. 그들은 수없이 쏟아지는 맥주의 물결 속에서 ‘탁한’ 맥주를 찾아 헤매는 중이다. 소위 맥주 쫌 안다 하는 사람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그 탁한 맥주는 과연 무엇일까? 투명한 황금빛도 좋지만 나는 요즘 탁한 애가 끌리더라! 그...

어른들을 위한 놀이터: PGB BRAND RENEWAL

어릴 적 놀이터에서 미끄럼틀 타고 노는 것만으로도 왜 그렇게 즐겁고 행복했던지. 여유나 행복이라는 것을 찾을 시간조차 없이 바쁘고 지친 어른들에게도 어린 시절의 행복했던 추억 같은, 즐거운 놀이터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러한 생각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맛있는 맥주를 통해 어른들에게도 바쁜 일상 속 즐거운 놀이터를 마련해주자'라는 마음가짐 아래 2015년 2월 플레이그라운드 브루어리가 만들어졌지요. 그리고 이러한 초심을 잃지 않았는지 계속해 확인하고 발전하고자...

여유로운 웃음 뒤 반전 매력, ‘양반탈: Gentleman Lager’

특권계층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로 조선시대 서민들의 삶에 활력을 찾아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던 하회별신굿탈놀이. 플레이그라운드 브루어리의 대표 라인업은 바로 이 ‘하회별신굿탈놀이’를 모티브로 구성되었다. 조선시대의 탈놀이가 서민들이 자신들의 감정을 마음껏 분출하는 놀이터였던 것처럼, 플레이그라운드 브루어리도 바쁜 하루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창구가 되길 바라며 탈 라인업을 선보이게 되었다. 하회별신굿탈놀이에는 각시탈, 선비탈 등 다양한 탈들이 등장하는데...

볏짚에도 맥주효모가 있다고? ‘헤이 헤이 헤이’가 특별한 이유

  두 번째 협회 공식 맥주, ‘헤이 헤이 헤이’ 출시 드디어 한국수제맥주협회 두 번째 공식맥주 ‘헤이 헤이 헤이(Hey Hay Hey)’가 출시되었습니다. 플레이그라운드 브루어리가 양조한 공식맥주 ‘헤이 헤이 헤이’는 가볍고 산뜻한 바디감이 돋보이는 한국식 세종으로써, 꽃 향과 풍선껌 향이 맥주에 녹아 있어 향긋한 목 넘김이 매력적입니다.   ‘헤이 헤이 헤이’는 한국수제맥주협회의 두 번째 공식맥주라는 것 외에도 굉장히 특별한 무언가를 갖고 있습니다. 다름...

그 남자의 삶의 방식: 기웅 브루어

PGB의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것은 맥주, 그 다음은 바로 기웅 브루어다. PGB양조팀에서 가장 오래 있었던 브루어. 그 남자를 만나 보았다. PGB 일산 양조장의 탭하우스에서 그를 기다렸다. 드디어 나타난 그는 페이스북에서 보던 모습 그대로였다. 선이 굵은 눈매와 콧날, 까무잡잡한 피부를 가진 남성적인 외모. 사진보다는 좀 더 묵직한 인상이라는 점이 조금 다르달까. 여러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보았는데, 기웅 브루어는 왠지 소방관과 같은 이미지였다....

에일과 라거, 그 영욕의 역사

에일과 라거, 그 영욕의 역사   에일과 라거의 차이는? 많이 듣는 질문이다. 어떤 친구에게는 ‘상면 발효’, ‘하면 발효’라는 용어로 에일과 라거의 차이에 대해 다섯 번을 설명해줬다. 하지만 여섯 번째에마저, 이 친구는 내게 ‘뭐가 위였지?”를 시전했다. 나는 그 친구를 앉혀놓고 기나긴 에일과 라거의 역사를 설명해주었다. 이 영욕의 역사를 알고서 그 친구는 다시는 에일과 라거의 차이를 묻지 않았다.   에일, 한 때는 맥주의 대명사! 원래 맥주라고 하면...

팔대부 자손의 맥주 ‘선비탈: Scholar’

양반 : “나는 사대부의 자손일세” 선비 : “아니 뭐라꼬, 사대부? 나는 팔대부의 자손일세.” 양반 : “아니, 팔대부? 그래, 팔대부는 뭐고?” 선비 : “팔대부는 사대부의 갑절이지.” -하회별신굿탈놀이 中 하회별신굿탈놀이를 잘 모르더라도, 자신이 ‘팔대부’의 자손이라 자랑하는 저 대목은 많이들 알고 있을 것이다. 하회별신굿탈놀이의 선비탈은 관객들에게 풍자와 조롱의 대상이 되는 캐릭터였다. 어떻게 보면 탈놀이의 ‘악역’이랄까. 최종보스가 나중에 등장하듯, 선비탈은 PGB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