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대부 자손의 맥주 ‘선비탈: Scholar’
양반 : “나는 사대부의 자손일세”
선비 : “아니 뭐라꼬, 사대부? 나는 팔대부의 자손일세.”
양반 : “아니, 팔대부? 그래, 팔대부는 뭐고?”
선비 : “팔대부는 사대부의 갑절이지.”
-하회별신굿탈놀이 中
하회별신굿탈놀이를 잘 모르더라도, 자신이 ‘팔대부’의 자손이라 자랑하는 저 대목은 많이들 알고 있을 것이다. 하회별신굿탈놀이의 선비탈은 관객들에게 풍자와 조롱의 대상이 되는 캐릭터였다. 어떻게 보면 탈놀이의 ‘악역’이랄까. 최종보스가 나중에 등장하듯, 선비탈은 PGB의 하회별신굿탈놀이 라인업의 마지막 8번째 맥주가 되었다.
3년 만에 완성된 하회별신굿탈놀이 라인업
플레이그라운드 브루어리의 ‘하회별신굿탈놀이’ 라인업은 하회별신굿탈놀이에 등장하는 탈들을 모티브로 만든 맥주이다. 양반탈의 젠틀맨 라거, 각시탈의 미스트레스 세종, 중탈의 몽크 IPA 등. 그런데 딱 하나, 선비탈이 없었다. 선비탈은 좀 특별하게 만들어보고 싶은 욕심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직 아무도 ‘왜 선비탈은 없나요?’라고 묻지 않았다(…)
‘선비’라고 하면 책만 읽는 지식인을 떠올릴 수 있다. 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은, 선비들이 대단한 애주가들이었다는 것이다. 사서삼경을 공부하던 머리로 술 공부를 했으니, 요즘말로 하면 술에 관해서는 ‘맥덕’ 수준의 지식수준을 자랑했다. 조선시대에는 술을 마시는 것도 정신수양의 일종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선비탈을 쓰고 연기한 광대 자체는 천민, 양민이었다. 가장 서민적인 인물이 연기하는 선비 캐릭터. 이러한 ‘선비탈’을 모티브로 하다 보니, 이런 불가능한 목표를 꿈꾸게 되었다.
“맥주에 대해 좀 아는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맥주.
그러면서도 대중적인 입맛에도 부합하는
내가 진짜 좋아하는 맥주.”
‘맥주덕후’와 ‘맥주양민’을 동시에 만족시키겠다는 욕심. 모순적으로 보이는 목표. 잘못하면 애매한 맥주가 될 수도 있는 거 아닌가 하면서 걱정의 목소리도 많았다. 하지만 도전해 볼만한 재미있는 목표였다.
우리의 답, ‘Scholar – Belgian Blonde’
우리가 택한 스타일은 벨지안 블론드다. 호가든으로 대표되는 벨기에 맥주는 그 어느 나라보다 다양한 맛과 향의 맥주들을 가지고 있다. 독일에서 시작된 맥주 순수령을 깡그리 무시하는 벨기에인들의 고집 덕이다. 다양한과 새로움을 추구하는 맥덕의 입장에서 피해갈 수 없는 영역인 셈.
벨지안 블론드는 벨기에 밀맥주 특유의 달작지근함과 함께 은은한 꽃향을 맛볼 수 있다. 국내에 많이 시도되지 않던 스타일이라, 우리는 우선 블론드 에일 본연의 색깔을 최대한 살리는 데에 주력했다.
‘스칼라’는 여기에 산뜻한 청량감을 더했다. 꽃향과 청량감의 조화. 어떻게 하면 ‘맥덕’뿐 아니라 ‘맥민’까지 만족시킬 수 있을까에 대한 우리의 답이었다. 몇 모금씩 쉽게 넘어가는 시원한 목넘김을 경험한 후에 잔잔히 풍기는 꽃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알코올 도수도 ABV 5.4%로, ABV 6.0~7.5%의 일반적인 벨지안 블론드보다 낮추어 부담을 덜었다.
조선시대의 Playground (놀이터) ‘하회별신굿탈놀이’
탈놀이를 하는 사람들 광대들로 천민 신분이었다. 하지만 선비탈, 양반탈을 쓴 광대는 양반들에게 말을 놓고 맞담배를 필 수 있었다. 막말을 해도 괜찮았다. 쓰고 있는 탈의 신분이 탈을 쓰고 있을 때 만큼은 인정되었던 것이다. 위계와 격식이 갖는 부작용을 조금이라도 덜어보려는 시도가 아니었을까?
하회별신굿탈놀이 라인업의 최종보스, ‘스칼라’는 4월 20일부터 일산/송도 탭하우스에서 만나볼 수 있다.
TROPICAL NEST STORY
KAL’s LAGER STORY
일품에일 이야기
HOP’S LOVE STORY
흑백 버번 임페리얼 스타우트 Story
Tasting Day
펌킨 에일이 뭐예요?
무더운 여름, 브루어들의 여름 나기
오늘은 플레이그라운드 브루어리 정기 점검 날!
자유로 옆 은밀한 ‘그곳’을 아시나요?
맥주의 색은 ‘이것’으로 결정된다?
황금빛 맥주, 노란빛, 밝은 오렌지 컬러, 적갈색의 외형, 탁한 주황빛, 짙은 갈색 맥주. 맥주를 마시기 전, 잔을 통해 보이는 맥주의 색을 통해 ‘이 맥주는 쓸 것 같아’, ‘이건 왠지 과일 맛이 날 것 같은데?’, ‘맛이 진할 것 같네’ 등 그 맥주가 어떤 스타일인지는 몰라도 맛이 어떨 것 같다는 추측을 하곤 합니다. 특히 수제 맥주는 그 종류가 다양한 만큼 여러 가지 색깔을 가지고 있죠. 혹시 수제 맥주가 다양한 색을 가질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인지 알고 계시나요? 여러...
그 많던 맥아는 다 어디로 갔을까
골라 마시는 재미가 있다! 슬기로운 맥주잔 생활
하루 일과를 마치고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한 후 냉장고 문을 열고 캔맥주 하나를 집어 ‘칙~’하는 소리를 들으며 벌컥벌컥 마시는 시원한 맥주는 정말 꿀맛이 따로 없죠.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지며 ‘혼술’, ‘홈술’을 하는 분들이 늘어나면서 캔맥주의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집에서 병맥주보단 캔맥주를 마시는 것이 좀 더 쉽고 간편하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간편함에 속아 맥주를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맥주를 마시는 즐거움을 더할 수...
그 시절, 우리가 꿈꾸던 BIG HERO
나만 몰랐던 수제 맥주 가격에 숨겨진 비밀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52년 만의 주세개편’, ‘종량세로 전환... 국산 캔맥주 얼마나 싸질까?’, ‘종량세 전환으로 수제맥주 날갯짓’, ‘맥주 종량세 도입.. 수제 맥주도 4캔 만원?’, ‘종량세 전환으로 국산 맥주 역차별 사라질 것’. 2020년이 시작됨과 동시에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한 종량세. 종량세가 뭔지 주세법이 바뀌기 이전에는 어땠는진 모르겠지만, 맥주 가격이 내려간다는 것은 맥주 애호가들에게는 희소식이죠. 그런데 캔맥주는 가격이 저렴해지는데 생맥주와 병맥주의...
플레이의 시작 플레이그라운드 브루어리
외롭고 쓸쓸한 가을밤의 한 잔, ‘각시탈: Mistress Sour Ale’
차가워진 공기와 낙엽이 떨어지는 계절 가을. ‘가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외로움, 쓸쓸함인 것 같은데요. 바닥으로 쌓인 낙엽과 앙상한 나뭇가지를 바라보고 있으면 왠지 모르게 울적한 느낌이 들곤 합니다. 떨어지는 낙엽만 봐도 눈물이 나올 것같이 부쩍 감성이 센치해지면서 가을 탄다고 말하곤 하죠. 하회 별신굿 탈놀이에서 가을의 외로움을 누구보다도 많이 탈 것 같은 탈이 하나 있습니다.연지곤지 찍은 새색시의 이루지 못한 사랑의 쓸쓸함이란…17살에 하회마을에 시집을...
‘홉(Hop)’ 너의 모습이 궁금해!
‘맥주에서 과일 향이 나요. 향을 첨가한 건가요?’, ‘맥주의 쌉싸름함은 어디서 나오는 거죠?’ 맥주를 마시다 문득 맥주에서 느껴지는 향과 맛의 출처에 대해 궁금증이 생겼던 적이 한 번씩 있지 않으셨나요? 아마 여러분이 느끼셨던 궁금증 중 자몽, 레몬, 오렌지, 풀과 같은 향에 관한 것과 쓴맛의 출처에 관한 의문은 맥주에 들어가는 원재료 중 ‘홉(Hop)’이 라는 식물에 대해 알면 해소되실 거라 생각됩니다. 홉(Hop)은 맥주에 어떤 역할을 하며 어떻게 사용되는 것인지...
숨겨져 있던 와일드 카드, ‘초랭이탈: Joker Golden Pale Ale’
카드 게임에서 다른 카드를 대체할 수 있는 만능 카드, 와일드카드로 불리며 최강의 카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조커’. 조커 하면 생각나는 비주얼은 일반적으로 트럼프카드에 그려져 있는 어릿광대의 모습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광대는 극 중 풍자를 담당하는 역할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은데,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기득권층에 대한 희화나 비판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해요. 하회별신굿탈놀이에서도 광대와 비슷하게 상전을 조롱하는 역할을 하는 탈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오늘 이야기의...
탭하우스와 손님의 연결고리
바보 같은 모습에 속지 마세요, ‘이매탈: Hunchback Session IPA’
하회탈은 탈 하나하나가 개성 있는 웃는 얼굴을 가지며 쓰는 사람의 역할과 감정에 따라 미묘하게 달라 보여 높은 예술적 가치를 가지고 있죠. 이런 하회탈과 함께 전해져 내려오는 전설이 있습니다. 한 마을에 원인을 알 수 없는 재앙이 계속 일어나던 어느 날, 그 마을에 살던 허도령의 꿈에 산신령이 나타났습니다. 산신령은 아무도 모르게 탈을 완성하면 신의 노여움이 풀리고 마을이 다시 평안을 찾을 것이라는 것을 일러주며 다만, 만일 누가 엿보거나 알게 되면 그 자리에서 죽게 될...
하회탈 뒤에 가려진 진실
봄꽃처럼 매력적인 미소, ‘부네탈: Madam Cherry Wheat Ale’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에 마음이 간질간질 설레는 봄. 다가온 봄의 따스한 햇살은 자꾸 우리를 밖으로 유혹합니다. 활짝 핀 꽃나무 아래로 비치는 햇살을 맞으며 봄기운을 만끽하면 그것만큼 행복한 것이 없죠. 거기에 겨우내 잠들어있던 연애 세포가 따뜻해진 날씨에 깨어나 썸 타고 싶어지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이 수줍은 미소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있을까…?갸름한 얼굴, 반달 같은 눈썹, 오뚝한 코, 조그만 입을 가진 ‘부네탈’. 탱탱하게 당겨진 양 볼과 시원스레 열린 이마에는...
알고 마시면 더 맛있다! 대확행 더블 아이피에이 비하인드 스토리
크래프트 비어를 사랑하는 모두가 더 크고 확실한 행복을 찾기 바라는 마음을 담아 만들어진 시즈널 맥주 ‘대확행 더블 아이피에이’. 교육을 통해 맥주 산업에 종사하는 여성들의 성장과 발전을 지원하는 국제 비영리 단체 Pink Boots Society에 수익금 일부가 기부되는 Pink Boots Hop Blend를 사용했다는 점에 지난달 출시 이후 맥주 팬들의 큰 관심과 이목을 끌고 있는데요! 국내 여성 양조사들과 함께하여 더욱 의미 있었던 대확행 양조 과정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맥주에 핑크 부츠를 빠뜨린 이유
지친 하루의 끝, 달콤한 위로 한 모금, ‘할미탈: Witch Chocolate Stout
맥주는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언제나 우리 일상에서 빠지지 않곤 합니다. 기쁠 때는 축하주, 힘들 때는 위로주를 건네며 더 나은 내일을 꿈꾸곤 하죠. 하회별신굿탈놀이에 등장하는 탈 중에도 위로의 한마디를 건네주고 싶은 탈이 있습니다. 일평생 고달프게 살아온 자신의 생을 노래하는 ‘할미탈’이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거…참 노고가 많을 관상이로구만…시집간지 사흘 만에 과부가 되어 오랫동안 가난에 찌들고 궁핍한 삶을 살아온 할미탈. 하회별신굿탈놀이 중 할미마당은 쪽박을 허리에 찬...
크래프트 비어는 모두 쓰기만 하다? 그 선입견 깨부수기!
거리를 걷다 보면 예전에는 쉽게 볼 수 없었지만 지금은 흔하게 보이는 단어가 있습니다. ‘크래프트 비어’가 바로 그것인데요, 어느 순간부터 펍은 물론 레스토랑과 카페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게 된 크래프트 비어! 사람들은 “크래프트 비어는 도대체 뭐가 다른 걸까?”라는 호기심으로 첫 모금을 넘깁니다. “맥주는 시원한 맛에 벌컥벌컥 마셔야지! 이건 너무 써서 못 마시겠어!” 하지만 이전에 느껴본 적 없는 새로운 맥주의 맛에 선뜻 마음을 열지 못하는 분들도 분명 있었을 텐데요,...
2018 흑백 임페리얼 스타우트, 커피 향을 입다
출시되자마자 많은 분들의 관심과 사랑을 독차지 하고 있는 흑백 임페리얼 스타우트! 초콜렛 맥아의 묵직하고 진한 느낌이 입에 착 감기고, 살포시 퍼지는 건포도와 자두 향이 기분 좋은 달콤함을 선사하죠. 특히 김재현 브루마스터의 ‘최애’ 커피 로스터에서 스페셜티 원두를 받아 은은한 커피향을 입혔다는 점도 주목할만한 부분인데요! 그래서 만나보았습니다! 흑백 임페리얼 스타우트에 커피향을 입혀준 웨일즈빈의 정영진 대표 그리고 플레이그라운드 브루어리의 김재현 브루마스터! 그들의...
HAZY와 JUICY의 시대에서 홉스플래쉬를 외치다
차가운 유리잔 속에 콸콸 쏟아지는 투명한 황금빛의 맥주. 그 비쥬얼을 보는 것만으로도 입맛을 다시며 당장 냉장고로 달려가 맥주 한 캔을 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한 둘이 아니었다. 하지만 요즘 그들이 달라졌다. 투명한 맥주에는 눈길을 주지 않는다. 그들은 수없이 쏟아지는 맥주의 물결 속에서 ‘탁한’ 맥주를 찾아 헤매는 중이다. 소위 맥주 쫌 안다 하는 사람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그 탁한 맥주는 과연 무엇일까? 투명한 황금빛도 좋지만 나는 요즘 탁한 애가 끌리더라! 그...
어른들을 위한 놀이터: PGB BRAND RENEWAL
어릴 적 놀이터에서 미끄럼틀 타고 노는 것만으로도 왜 그렇게 즐겁고 행복했던지. 여유나 행복이라는 것을 찾을 시간조차 없이 바쁘고 지친 어른들에게도 어린 시절의 행복했던 추억 같은, 즐거운 놀이터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러한 생각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맛있는 맥주를 통해 어른들에게도 바쁜 일상 속 즐거운 놀이터를 마련해주자'라는 마음가짐 아래 2015년 2월 플레이그라운드 브루어리가 만들어졌지요. 그리고 이러한 초심을 잃지 않았는지 계속해 확인하고 발전하고자...